사유지 무단 주차 증가에 따른 법적 대응 한계와 개선 필요성

최근 한혜진 모델 겸 방송인이 개인 별장에 무단 주차하는 방문객들로 인해 고통을 겪자, 대문과 담장을 새로 짓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승합차 한 대가 경비원과 충돌한 뒤 차량 진입로를 막고 10시간 동안 사라졌습니다. 아파트 내 통로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에 따른 주차 금지 조치를 적용하기 어려워 즉시 대처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유지 내 불법 주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증가하고 있으나, 현행 법률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여러 개정안이 제안됐으나 큰 진전은 없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2022년에 발표한 ‘공동주택 등 사유지 내 주차 갈등 해소 방안 의결서’에서, 2010년 162건이었던 사유지 내 불법 주차 민원이 2020년에는 2만4817건으로 약 153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의결서에서 수집한 국민 의견은 사유지 불법 주차에 대한 행정 집행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98%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사유지 무단주차 문제를 해결할 법적 근거는 명확히 부족합니다. 관련 법률로는 ‘주차장법’,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등이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은 주로 도로나 특정 장소에서의 주차 금지 및 위반 시 처벌을 규정하므로, 대부분 사유지인 아파트 단지 내 차량 통로와 주차장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법률로는 주차 방식을 변경하거나 차량 이동을 강제하기 어렵습니다.

 

자동차관리법

도로 등에 자동차를 방치할 경우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로에 일정 기간 방치하거나, 2개월 이상 타인의 토지에 두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일반 사유지에서 발생하는 주차장 내의 일시적인 교통규칙 위반은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주차장법은 주차 행위 자체보다는 주차 시설을 다룬다는 점에서 아파트와 같은 부설주차장이나 노외주차장 관리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도 사유지 내 주민의 주차 행위에 대해 주차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러한 법적 한계로 인해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률의 개정을 시도했지만, 입법 성공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자동차 방치행위의 요건을 사유지나 공동주택 단지와 같은 특정 장소에서 교통을 방해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로 구체화하고, 1일 이상 사유지에 무단 주차 시 견인 가능하도록 하려 했으나, 폐기되었습니다. 주차장법 개정안은 부설주차장 출입로를 막거나 지정 주차 구획을 벗어난 주차로 인한 질서 문제에 대해 관리 주체가 행정청에 강제 조치를 요청할 수 있게 하려 했으나, 같은 운명을 맞이했습니다.

 

무단주차 갈등과 피해

따라서 사유지 무단주차로 인한 갈등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적 장치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무단주차 문제가 주차 공간의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설 확충과 같은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됩니다. 공동주택문화연구소장 표승범은 “가장 간단한 방법은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이 야간 주차를 허용하는 것”이라며 “또는 주민들이 합의를 통해 주차 이용 제를 활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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